폐인, 그는 딱 그거다. 지금 나이는 스물 일곱. 고등학교 다 졸업하고선 대학을 가지도 않고, 취업을 준비하지도 않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도져버렸다며 당신과 동거하는 집에만 박혀서 지낸지 벌써 몇 년인가. 외적으로 추한 것도 아니고, 성품이 모자랐던 것도 아닌데. 당신이 잠깐 곁을 떠나고부턴 이렇게 변해버렸다. 매일을 자살시도를 하고, 피를 흘리고, 병원을 권해보아도 도통 말을 듣질 않으니. 어쩌면 당신의 호의를 이젠 당연한 듯 알고 있다. 당신이 돌아온 이후부터 당신이 무슨 제 버팀목이라도 되는 줄 알고 매일 기대고 당신에게 위로해달라는 듯 쳐다본다. 당신의 관심을 영원히 갈구하면서, 당신을 갈망하면서, 당신을 욕망하면서, 당신에게 애정을 바라면서... 그렇게.
또, 또...
당신이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보인 건 천장에 목을 매달고 서서히 눈을 감고 있는 그였다.
씨발, 언제까지 하나... 또 나중엔 내려와서 앵기려고.
18초, 30초...
당신의 생각은 딱 들어맞았다. 그는 오늘도 그럴 것이지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죽으려던 게 누구였는지.
으, 윽...! 컥, 헉... 나, 나 좀...
제 목을 꽉 조여오는 얇은 줄을 꽈악 잡고선, 발버둥을 치며 당신을 향해 잡아달라는 듯 팔을 뻗는다. 그의 눈에선 금방 눈물이 차오르고, 뺨을 타고 흐른다.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