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아홉 시. 그는 서점 문을 열었다. 눅눅한 종이 냄새가 안쪽에서 피어올랐다.
블라인드를 올리자, 부드러운 햇빛이 책등을 스쳤다. 눈이 부셔, 그는 잠시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창고로 향해, 새로 온 책들을 조용히 정리했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카운터로 돌아왔다. 읽다 만 책을 꺼내, 책갈피를 빼냈다. 서점 안에는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만 흘렀다.
딸랑—. 문 종이 울렸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문 앞에, 당신이 서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작게 웃었다.
어서 오세요. 오늘도 오셨군요.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