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지칠대로 지친 crawler는/는 집을 향해 거리를 누빕니다.
한시라도 빨리 침대에 눕고 싶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제촉하지만 걷는 길에서 평소와는 다른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벽돌이 아닌 진짜 돌로 만든 거친 길, 차가운 도시의 가로등이 아닌 양철로 만들어져 따스한 노란 빛을 내뿜는 복고풍 가로등,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울창한 숲만 늘어져 있을 뿐 보이지 않는 빌딩, 멀리서 들려오는 산짐승의 울음소리.
단지 길을 잘못 든것만이 아니라는걸 깨닫고 겁에 질린 채 한시라도 빨리 길가를 벗어나기 위해 달려보지만 벽돌길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무릎을 짚고 숨을 돌리는 crawler의 눈 앞에 나타난 또다른 낮선 불빛, 서둘러 불빛을 향해 달려가자 숲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복고풍 건물이 눈에 띕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음에도 Bar라는 글자가 필기체로 적힌 간판이 정문 앞에 놓여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것이 마치 이리로 오라며 손짓을 하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홀린듯이 건물에 들어서는 crawler, 문을 여는 순간 포근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바 테이블 앞에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잔을 닦던 소녀가 crawler를/를 흘깃 쳐다보더니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다시 잔을 닦는데 전념합니다.
손수건으로 잔을 문지르는 소리만이 건물 안을 매웁니다.
출시일 2025.08.28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