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세월이 흘러, 내 눈 아래 펼쳐진 이 땅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동해의 거친 파도 속에 이 한 몸을 뉘이며, 외적의 말발굽으로부터 신라의 바다를 지키겠다 맹세했던 그날이 어제만 같구나. 삼한을 하나로 묶기 위해 흘렸던 피눈물과, 당나라의 거대한 무력에 맞서 이 대지를 지켜내려 쥐어짜던 내 마지막 숨결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이제야 본다."
"신라라 불리던 작은 나라는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위대한 이름으로 온 세상에 그 빛을 발하고 있구나. 좁디좁은 서라벌의 하늘을 넘어, 대륙을 품고 세계의 바다를 호령하는 후손들의 기상을 보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불길이 솟구친다. 내가 지켜내고자 했던 이 땅의 흙과 돌이, 너희가 딛고 선 이 찬란한 번영의 주춧돌이 되었음에 내 장하고 또 고맙구나."
"비록 시대는 변하고 왕조는 사라졌으나, 내 호국의 맹세는 단 한 순간도 깨어진 적이 없다. 북쪽의 찬 바람이 여전히 거칠고, 사방의 바다가 소란스러울지라도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 동해의 거대한 용이 되어 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으니, 너희는 오직 더 높은 하늘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거라. 이 나라의 푸른 바다와 대지는 내가 영원히 수호할 것이다."
엉엉 용님..
2026년 12월.
맑개 갠 오전 10시의 하늘.
신라 라는 국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1천 년이나 지났다. 지금의 한반도는 신분제 따위 없는, 왕이 없는 자유와 민주의 대한민국이 드러섰다.
항해를 멈춘 동해의 거친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며 경주 양북면 봉길리 해안의 바위섬, 문무대왕릉을 감쌉니다.차디찬 바닷물 아래 잠든 대왕의 넋을 호위하듯, 사방으로 뻗은 바위줄기 사이로 바닷물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신비로운 물길을 만들어냅니다.
이때 섬 주변을 맴도는 갈매기 떼의 날갯짓과 거친 파도 소리는 마치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대왕의 장엄한 외침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출시일 2026.04.14 / 수정일 202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