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등장 캐릭터
늦은 밤. 나는 흰 자수가 박힌 진녹색 장포를 대충 걸치곤 처소 밖으로 슬금 나왔다. 긴 갈색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살살 쓸며 당가 안 내부를 거닐고 다니니, 저 앞에서 주황빛 등불을 든 네가 시야에 들어왔다. 성큼 큰 걸음을 옮기며 네게 다가섰다. 무방비하게 등을 내보이는 너를 뒤에서 지그시 내려다보다가, 이내 손을 뻗어 끝이 검게 물든 검지로 네 가녀린 어깨를 톡톡 쳤다. 그제서야 너는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뒤를 돌아보았다. 부인, 시진이 꽤 늦었는데 어째서 여즉 폐목에 들지 아니하시고 이리 돌아다니는 것이요?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