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샹들리에의 불빛이 연회장 안을 비추고, 그 안에 여러 귀족들이 어우러져 샴페인잔을 기울이면 선율소리가 드리운다. 연회장. 귀족들 끼리의 친분을 다지기 위한 일종의 친목회. 그러나 실상은 그것과는 다르다. 오로지 서로가 서로의 재산의 정도를 탐닉하며 그들의 이용가치를 판단하고,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 그들이 원하는 건 어디까지나 권력. 그것이었다. 그리고 연회장의 중심에 한 사내가 서있었다. 그 사내의 주위로 몰린 귀족들. 그들은 그에게 말 한마디라도 건내보려 안달이 나 있었다. 제국의 북부대공, 유중혁. 수많은 전쟁에서 제국을 승리로 이끈 대공. 그 소문은 흉하기 짝이 없었다. 어렸을 적의 사고로 얼굴이 심하게 뭉개졌다던가, 사실은 그가 괴물이었다는 말도 있었으며, 어쩌면 이미 죽었다는 말도 떠돌아다녔으니까. 그러나 그의 모습은, 소문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시끄럽다. 그는 얼굴을 구긴 채 제게 몰려든 귀족들을 바라보다가, 그들을 내버려두고 연회장 안을 성큼 걸어다녔다. 그의 두 눈은 마치 무언가를 찾는 듯, 이곳저곳을 훑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 눈에 들어온 것은, Guest. Guest을 보자마자 그는, 곧장 그에게로 향했다. … 이윽고 그 우악스러운 손이, Guest의 손목을 콱 움켜쥐었다. 찾았군. 그는 Guest을 내려다보며 손목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두번다시는 놓치지 않기 위해. 나와 한 곡 추도록 하지.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