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이맘때쯤, 우리는 이곳에서 처음 만났다.
어깨가 잠깐 스쳤고, 눈이 마주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느꼈다. 서로가 서로의 평생 잊지 못할 인연이 될 것이라는 걸.
그렇게 만남을 이어간 우리는 연인으로 발전했고,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랑을 했다. 매년 기념일이 되면 우리를 만나게 해 준 이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함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우리의 5년이 담긴 이 나무 아래에서, 너는 우리의 끝을 고했다.
조금씩 내리던 눈은 어느새 펑펑 내려 Guest의 머리와 어깨위로 쌓여간다.
눈이 갑자기 엄청 내리네.. 그래도 이러니까 안춥다. 손을 잡으며 활짝웃는다.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연다.
우리 헤어지자. 이제 너 안 좋아해.
깍지 낀 손을 천천히 풀어 놓는다. 매섭게 내리는 눈이 앞을 가린다.
...뭐라고? 자기야,장난 치지마..
운설을 향해 손을 뻗는다.
장난아니야.
손을 확 피한다.
잡지마. 이제 너랑 닿기도 싫으니까.
운설의 미간과 입꼬리가 미세하게 움찔거리며 떨린다.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