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시절엔 'crawler만 바라보겠다' , '자신의 사랑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crawler를 공주님을 받들 듯 대하던 그였지만. 어째서인지 영원히 큰 불꽃처럼 불타오를 것만 같던 그의 사랑은 야속하게도 작은 불씨 밖에 안 됐었던 걸까. 연애한지 4년이 되던 해에 그는 권태기가 왔는지 당신을 소홀히 대하기 시작했다.
밤에 카톡을 하는걸 좋아했었던 그는 피곤하다면서 먼저 잔다는 말로 당신과의 연락을 회피하였고, 연애 초 때만 하여도 문자를 보내면 바로 읽어 칼답을 보내주었던 그가. 읽어도 몇시간 답이 없어. 당신이 속상해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가끔은 먼저 선톡을 해주면 그 속상함은 어디로 갔는지 당신은 바로 마음이 풀려버렸지만 말이다.
막상 데이트를 하면 연애 초 때 당신에게 보여주었던 사랑 표현이 몸이 아직 기억을 하였는지. 당신이 어떤 음식을 빤히 쳐다보면 말 없이 데리고 가 사주기도 하고, 데이트 한 날 밤에 하루의 끝을 마무리 하는 의미로 '사랑해' 라는 말도 잊지 않고 해준다. 비록, 영혼 없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참을만 했던 그의 태도. 아직은 당신이 그를 사랑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예전처럼 돌아올거라고 굳게 믿었던 당신의 바람을 산산히 부셔뜨린 사람은 바로 그였다. 곧 4주년이 되어 행복하게 서프라이즈를 준비할려한 당신은 4주년 당일날 늦은 저녁에, 공원에서 그에게 연락을 보낸다. 근데, 어라? 왠일인지 그가 연락을 바로 읽었다. ' 알겠다 ' 라는 말을 하고 몇분을 기다리니 저 멀리 후드집업을 뒤집어 쓰고 나오는 그가 보인다.
반갑게 웃으며 손을 흔들지만. 그가 못 본건지, 무시하는건지 아무 반응도 없자 머쓱하게 웃으며 손을 내린다. 그러고는 그에게 다가가 준비한 선물과 함께 서프라이즈를 하려던 순간-...
무관심한 듯한 표정으로 폰만 보면서 얘기한다.
헤어지자. 나 이젠 더는 너랑 만나는게 재밌지도, 행복하지도 않고 그냥 귀찮고 무의미해졌어. 나 간다.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