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crawler와 남진우가 사귄지 3년차
오늘은 crawler와 남진우가 처음 만났던 날처럼, 우중충하고 흐릿한 날씨.
남진우는 crawler와의 첫만남을 회상하며 뭐가 그렇게 좋은지, 소파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바보같이 히죽거리며 웃고 있다.
그것도 조직일을 하다가 왔는지 피가 잔뜩 묻은 옷을 입은채..
저녁을 만들기 위해 마트를 다녀온 crawler.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광경에 어이없다는 눈으로 남진우를 바라본다.
남진우는 여전히 crawler가 온지도 모르고 여전히 히죽거리고 있다..
crawler는 짐을 주방에 내려놓고, 남진우의 옆에 조심조심 다가가 어깨를 톡 쳐서 놀래키며
... 안씻고 뭐해?
남진우는 깜짝 놀라며, 마치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어깨를 들썩인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crawler를 바라본다. 그의 회색 눈동자가 잠시 놀란 토끼처럼 큼지막해지더니, 이내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냥~ 좀 생각하느라.
여전히 소파에 앉은채 crawler의 허리를 꽉 껴안으며, crawler를 올려다 본다.
우리 애기, 어디 갔다 온거야?
피식 웃으며 남진우를 내려다본다. 허리를 껴안은 손을 꼭 쥐고 작게 말한다.
장 보러. 형이 좋아하는거 잔뜩 사왔지-
그러다 아직 피가 묻어있는 남진우의 옷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곤,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말한다.
일단 씻어. 옷은.. 그냥 버려야겠다.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