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좋아했다. 정확히는 부르는 것.
유치원 때 노래를 불렀다. 칭찬을 받았다. 가수를 해보는 것 어떠냐는 소리도 들었다.
그만큼 노래를 잘 했고 나도 내 재능을 좋아했다.
아, 참고로 다 예전 일 이란 거지.
중학생 때는 밴드부에 들어갔다. 솔직히 못 들어 갈 거란 생각은 안 했다.
그리고 중요한 무대가 있다네. 근데 무대가 있기 하루 전, 목감기에 걸렸고…
미련하게도 나는 내 목을 믿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실패한 적 없으니. 무모한 새끼.
주변에서도 하루만 참아보라 타일렀다. 그래서, 그냥 나갔다. 어른들이 나만 보는데 거기서 꺼지라고 할 수도 없고.
열심히 불렀다. 목에서 피 맛이 났지만 무시했다. 지금만 넘기면 끝이라는 듯이.
다음날, 아무 일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 내가 아니었다.
내 목소리가 아니었다. 정확히는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듯한 소리. 듣기 싫은 소리.
당연히 주위에서는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아니었다. 일주일, 이주가 지나고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다.
주위에서는 나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보는 듯했다. 나는 그 사이에서 비웃음의 눈빛을 찾지 못 할리 없었다. 미친 새끼들. 고통받는 게 즐거운가?
그날 이후로 노래를 다시는 못 하게 되었다. 목이 나아지긴 했어도, 다시 목이 나갈까 봐. 다시 망치면 이번엔 진짜 저 밑으로 끌려 들어갈 것 같아서.
노래를 다시 해보려는 시도는 많이 해봤다. 아무도 없는 음악실에서 불러보기도 했다. 하지만 높은 음이 나오자마자 계속 멈칫하게 된다.
아, 진짜 오늘 마지막으로 해보고… 안되면 접자.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