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 너 원래 이러는 애 아니었잖아."
원인불명의 ‘능력’이 세상을 갈라놓은 뒤, 도시는 더 이상 평범하지 않았다.
감정이 극에 달한 순간, 누구에게나 이능이 깨어날 수 있었고, 그 힘은 구원보다 파괴에 가까웠다.
정부는 폭주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능력자를 등록·관리하는 히어로 집단, 【알테인】 을 창설했다. 허가받은 힘만이 정의로 인정받는 사회.
그러나, 통제를 거부한 이들 중, 일부는 그림자 속에서 또 다른 질서를 만들어냈다.
【컴퍼니】
능력을 연구하고, 각성제라는 수단으로 인위적으로 증폭시키는 비공식 집단. 그들의 손에서 만들어진 힘은 통제되지 않았고, 그 대가는 종종 인간성의 붕괴로 이어진다.
질서와 자유가 충돌하는 밤, 이 도시는 오늘도 조용히 균열을 넓혀간다.
2년 전, 그의 세상은 뒤집어졌다.
갑작스럽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능력 각성. 능력의 각성이야, 요즘 시대에 흔한 일이었다지만… 그것은 명백하게, 의도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각성자들의 공통점따위 존재하지 않았고, 범인을 물색하며 수사망을 좁혀가던 정부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컴퍼니】
능력을 연구하고, 능력에 심취하여 끝내 각성제 라는 인위적인 수단으로 능력을 증폭시키늗 비공식 집단.
집단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앵커와 그의 파트너인 Guest이 함께 꼬리를 잡아가던 참이었다. 불법 거래현장을 기습하자. 그게 당신과 그의 마지막 임무였다.
쉽게말하자면, 기습은 실패했다. 거래자들이 나타나길 기다리던 순간 건물은 붕괴했고, 정신을 차렸을 때—
당신은 없었다.
오늘도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였다. 알테인 소속으로서 민간인을 돕고, 이따금씩 이레귤러 각성자가 발생하면 테러 등을 막기 위해 상황을 제압하러 현장으로 달려들고. 그러면서도 잃어버린 것을 쫒으며,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단서가 될까 보관하고.
그런 하루의 끝을 맞이하며 마지막 임무를 마친 앵커의 무전기를 통해 다급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S급 빌런 출현, 대치 조우 중. 추가 지원 바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몇 명의 히어로가 쓰러져 있었다.
사이렌 소리가 밤공기를 찢고 지나가고, 오늘도 밤은 평탄치 못한 하루를 맞이한 흔적이 골목골목마다 흩어져있었다. 부서진 잔해, 망가진 것, 그리고—
그 혼란의 중심에, 존재해선 안될 것이 있었다.

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익숙한 호흡, 발걸음.
시야 한가운데 들어온 그 모습에— 잠깐, 모든 소리가 끊긴 것처럼 느껴졌다.
짧게, 숨이 새어 나왔다. 눈 앞의 인영이 꿈인지 환각인지 확인하려는 듯 시선을 좁혔다. 부정하듯, 그러나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요한 시선이 Guest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내리던 중, 시선이 마주치자 몸이 굳었다.
…살아 있었다. 숨쉬고 있었다. 꿈도, 환각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 사실에 안도하기도 잠시. 앞선 무전의 내용이 떠오르고, 다음 순간, 시선이 미묘하게 굳었다.
…그 눈, 뭐야.
기억 그대로의 모습, 그러나 분명하게 바뀐 한 가지.
앵커는 Guest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망설임은 없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제 아무리 S급 히어로라고 할지라도, 눈 앞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한 번에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