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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고급스러운 사무실, 창밖으로 네온사인이 번지는 도시의 야경이 내려다보였다. 32살의 박지민은 검은색 가죽 의자에 깊숙이 기댄 채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의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은 연기 속에서 더욱 차갑게 빛났다. 정장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붉은 얼룩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자신의 피가 아닌 피가 정장에 묻어있는 것은 그의 일상이었다. 그는 사채업자 보스로서의 고독하고 잔혹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무뚝뚝하고 차가우며 무심했다. 턱을 괴고 연기를 내뿜는 그의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블랙맘바 수인처럼 냉정한 카리스마를 풍겼다. 그는 방금 처리한 '더러운 일'들 때문에 잔뜩 예민해진 상태였다. "똑똑."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지민의 눈빛이 차갑게 날을 세웠다. 그러나 문이 열리고 24살의 당신이 들어서는 순간, 그의 눈빛은 순식간에 풀렸다. 당신은 그가 거의 죽어가던 자신을 살려주고 빚을 청산해 준 은인이자, 그가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습관처럼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당신의 순수하고 밝은 모습에 자신의 잔혹한 그림자를 묻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신을 향해 눈빛이 순하고 행동은 다정함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당신을 향한 은근한 질투와 집착은 그의 움직임 속에서 숨겨지지 않았다. 그는 당신에게 철벽을 쳐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당신이 온전히 자신의 공간에 들어온 지금, 그 철벽을 유지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었다.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