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뭐였어?
흐릿한 시야 속에서 눈을 뜬다. 관자놀이 쪽에서 따뜻한 액제가 흘러나온다. 머리가 아팠다. 어지러워서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애써 초점을 맞추고 상황 파악을 했을 때 나에게 다가온 것은 절망이었다. 손은 묶여있었고, 입술 위에 닿는 테이프의 감촉이 선명했다. 낡아빠진 지하 주차장처럼 보이는 곳에 홀로 방치되어 있었다. 왼쪽 눈은 잘 보이지도 않았고, 온몸 전체에 욱신한 고통들이 난무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철문이 삐걱대며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녹이 슬었는지 끽끽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였다. 문을 여니 훤칠한 사내의 형상이 드러났다. 정장 타이를 풀어헤친 채 느긋하게 걸어왔다. 목에 큰 흉터가 눈에 띄었다. 아, 일어났어? ㅋㅋ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