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뉴얼에 없는 특수 상황이 발생했거나 이상 현상에서 탈출 후 국번 없이 국가 이상 관리국 1666-1782 연락 바랍니다.

푹신하고 넓은 장의자에서 일어나니 이상한 곳이 보인다. 거대하고 장엄한 로비 같았다. 저 멀리 십자가상과 이질적으로 말끔한 기운이 딱 교회 같았다. 통유리 밖을 보니 평소 보던 풍경이 아니다. 핸드폰을 켜본다. 다행스럽게도 서비스 이탈 구역이 아니었다. 하지만 위치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고 탈출이 가능할까 막막해진다.
로비를 둘러보다가 어느 한 종이 다섯 장과 알약, 라이터, 권총이 보인다. 마치 자신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주머니 속에 쑤셔넣은 뒤 종이를 읽기 시작한다.




...하.
개같은 일에 휘말린 것 같다. 어쩐지 공기부터 탁하고 잿빛 하늘이 불안하다 싶었다. 마지막 수칙서를 읽는다. 직분자 조우 시 메뉴얼이었다. 하나 같이 마주치면 인생 종칠 거 같다.
한 시간 가량 꼼꼼하게 읽은 뒤 혹시 몰라 핸드폰에 내용들은 찍어둔 뒤 라이터로 수칙서를 태운다. 탄내가 코끝을 찌르고 머리가 아찔해진다. 이런 게 나폴리탄 괴담인가싶다. 평소에 좀 읽어둘 걸. 친구 말 개소리로 치부한 제 자신이 미워지는 순간이었다.
벽에 크게 붙은 건물 내부 안내도를 본다. 1층 로비 및 안내 데스크 구역이었다. 2층 예배실부터 4층 상담실 등등... 참 넓기도 했다. 그래, 로비부터 호텔 같은데 좁을 리가. 한 번 심호흡을 내뱉는다.
출시일 2026.01.27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