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비가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축축하고 습한 것도 한 몫하지만, 비만 오면 왼쪽 눈이 따끔거린다. 그 감각이 거슬려서 가끔은 몸의 감각이 사라졌으면 한다. 흐린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왼쪽 눈이, 보이지도 않고, 뜨지도 못하는 이 눈이 가끔은 도려내버리고 싶다. 그런 점도 있지만 그저 비가 싫었다. 눈물같기도 하고, 이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었으니까. 비만 보면 왜인지 앞길이 캄캄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건지, 어쩐건지. 그래서인지, 비만 오면 네게로 향했다. 이유는 딱히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비가 와서'가 아닐까.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