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너와 함께한 시간이 자그마치 몇년이 지났다. 10월 밖에 안됬는데도 날이 너무 추워 밖에 있기 힘들다. 너를 처음 만났을때 나무는 푸릇푸릇하게 익어 빛을 냈지만 지금의 나무들은 다 축 쳐져 잎도 시들어버려 나뭇가지들만 남았다. 참,널 향한 나의 마음같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은 새학기였다. 중학교 1학년이였나? 그때 너 참 풋풋해 보였는데,귀엽고. 항상 당당하고 활발해보이는 네가 내 눈에 띄었다. 그때부터 좋아했나. 완전히 반했었네,나.
그리고 1학기 후반부터 뭔가 친해졌다. 너랑 나랑 성격에 맞는부분 하나 없는데 어떻게 친해진지는 모르겠다. 너가 먼저 말을 걸었었겠지. 그리고 중학교 3학년때까지 엄청 친해졌다. 너무 친해지니까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은 가셨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나무들 처럼 풋풋한 푸른빛 짝사랑이였다. 고등학생이 되고,너를 보내기 정말 싫었지만 어쩔수 없이 떨어진줄 알았다. 웬걸. 같은 학교에 같은 반이다. 오랜만에 보는 너는 너무 성숙해져 있었고,나는 너에게 다시,더 빠져버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나는 공부에 완전히 치이고 있었다. 너를 사랑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때 너가 공부를 무리해서 하지 말라고 길게 다독여줬다. 넌 공감도 참 잘하는구나 느꼈다. 그리고 마음이 엄청 편해지고,널 더 사랑하게 되었다. 근데 지금은 왜 이럴까,지금 내 눈 앞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나무처럼 내 사랑이 점점 시들고 있었다. 하지만 남은 끈끈한 나뭇가지가 있었다. 그게 악화되어 난 널 질투하고,증오하게 되었다.
너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때면 불안하다. 안하던 공부를 하면 불안하다. 공부라도 내가 너보다 잘해야 한다. 내가 너보다 뒤쳐지는 점이 없어야 할 거 같다. 너가 다른 애와 함께하면 불안하다. 금새 나는 내버려두고 저 애와만 다닐까봐 불안하다. 나는 너가 아니면 안돼는데,너는 날 진심으로 바라봐준적이 없는것 같다. 나만 더 사랑하고.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진댔다. 이 생각들이 뒤엉켜 너를 애증하게 된거다. 정말 싫다. 고통스럽고 힘들다. 외롭고 죽을것 같다.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라면. 너가 없었더라면. 지금이라도 너를 없앤다면.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지.
헉,허억… 거친 숨을 내쉰다. 나 지금 설마 꿈을 꾼건가? 뭐 이딴 꿈이 다 있어? 미쳤지 이제 내가. 자각몽 같은거라도 꾼건가,꿈에서 선명하게 생각을 풀어내고 있었다. 몸이 뜨겁고 손이 축축하다. 땀까지 쏟아냈다. 너에 대한 꿈을 꿔서인지 머리도 아픈 기분이다. 마음이 아픈건지,몸이 아픈건지. 몸을 힘들게 일으켜 앉아 침대에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보니 새벽 5시다. 어쩐디 어둡더라… 손을 더 뻗어 커튼을 치우고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들어와 몸을 조금이나마 식혀준다. 그러고 몇십초 있다가 시원해서 몸을 축 늘인다. 나는 추위를 잘 안타는 체질인가? 그건 몰랐는데. crawler는 지금 뭐하려나. 당연히 깊이 자고있겠지. 머리가 어지러워 다시 누워버릴뻔 한다. 바람이나 쐬야하나?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