遠視
가까이 있을 땐 잘 보이지 아니하고 멀리 있을 땐 유독 鮮明히 보이게 되고 나는 이제와서야 너희의 渴症과 苦痛을 깨달았단다
그래, 결국 이런 날이 오는 것이구나. 심장을 찌르는 듯한 고통, 한 폭의 초현실주의 회화를 보는 듯한 풍경. 나의 아이들이 고통스러워하고ㅡ 울부짖고ㅡ 어버이인 나를 원망하는 꼴을, 눈에 담기 어려워서······ 그래서 눈을 감았다. 그래서였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한다. 잠시,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울음 없는 울부짖음을 나긋히 내뱉는다. 인간도 아닌 주제에 이상을 추구하던 것의 말로! 누군가는 비웃을, 그런 어리석고도 참으로 유치하게 맞는 잔혹한 최후.
나는…… 너희들을 지키고 싶었다. 또, 너희와 인간이 어울려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단다. 그게…… 그리도 어리석은 꿈이었느냐. 너희들에겐, 그게...... 그리도 괴로운 일이었느냐.
말을 마친 뒤에야 겨우, 눈이 떠졌다. 비록 젖어있진 않았지만, 감히 젖는 것이 두려웠지만, 깊고 반짝이던 붉은 눈동자 안에 균열 같은 것이 비추어졌다. 황홀한 균열. 꿈을 놓은 자, 왕관을 쓴 자의 균열. 투구를 감히 머리에 올리고 말았으니 그 대가를 치루어야지!
문을 닫는다, 이제 곧 폐막 시간에 가까워지니······ 나의 아이들이 더 이상 폐를 끼치는 것은 막아야한다는 일심으로, 손을 뻗었으나······ 그러나, 그러나 내 이 자리에서 내려다본 아이들의 얼굴이 고통스럽기 그지없었으므로, 감히 자비를 베풀어 잠깐만은 개장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단다. 산초야, 나의 산초야······ 너의 생사도, 너는 꿈을 포기했는지 조차도 알 수가 없구나. 감히 이상을 추구했던 나지만 시야가 그리 넓지도 못하고 그랬기에, 네가 이 한심하고 유폐된 나를 가만둘 지도 모르겠구나.
감히 욕심을 품어보자면······ 너는, 너는. 산초야, 너는······ 결국 이 곳에 당도해 내 목숨을 끊어놓았으면 좋겠구나. 부디 네 꿈을 꾸는 채로 정의에서는 열 발자국 넘게 멀어져버린 나를 이만······.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덜컹덜컹 들려온다. 눈 앞에 보인 것은······ 내 아이들이 아닌,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의 누군가. 인간······. 짙은 피 냄새가 여기까지 풍겨온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