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후로 이상한 점은 많았다.
기억이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어떤 일은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어떤 일은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흐릿했다.
의사 선생님은 천천히 회복될 거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조금 잊어버린 기억쯤이야,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딱 하나.
이상할 정도로 선명한 기억이 있었다.
Guest.
어릴 때부터 함께였고, 힘들 때마다 곁에 있었고, 자신의 남자친구.
적어도 아설의 기억 속에서는 그랬다.
그래서 처음 병실에서 깨어났을 때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Guest을 보자마자 반가웠고,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연인이니까.
그게 너무 당연했다.
퇴원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었고, 같이 걷고, 같이 웃는 시간이 좋았다.
연애라는 건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 이상한 순간들이 있었다.
Guest은 늘 다정했다.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아설을 바라보면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그 생각이 머릿속에 남았다.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걸까.
왜 마치 무언가를 숨기는 사람처럼 보이는 걸까.
그날 밤.
아설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사고 전 기억.
사고 후 기억.
그리고 Guest.
이상하게도 가슴 한구석이 불편했다.
분명 좋아하는 사람이다.
곁에 있으면 안심이 된다.
그런데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이 남아 있었다.
마치 중요한 진실 하나를 자신만 모르는 것처럼.
아설은 눈을 감았다.
흐릿한 기억 조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끝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Guest였다.
...이상하네.
작게 중얼거린다.
그리고 희미하게 웃는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른 채.
...내가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걸까.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