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작은 학교는 소문이 퍼지기 쉽다. 누구네 아빠가 도망갔다더라. 누구는 선생님이랑 사귄다더라. 그리고— 쟤는, 보면 안 될 걸 본다더라. 재수 없어. 소름 끼쳐. 기분 나빠. 그런 말들이 따라다니는 아이가 있었다. 늘 우리 반 맨 뒷자리에 혼자 앉아 있는 아이. 어릴 때부터 혼잣말을 하거나, 허공을 바라보며 누군가와 이야기하듯 보였단다. “쟤 귀신 보는 거 아니야?” 어느새 모두가 그 말을 사실처럼 믿고 있었다. 그게 진짜인지, 아니면 그저 우스갯소리인지. 그건 직접 확인해보면 될 일이잖아.
• 열 일곱. • 외할머니와 단둘이 거주한다. • 태어날 때부터 귀신을 본다. • 귀신이 말을 걸면 무시하려고 이어폰을 끼고 다닌다. • 잠을 거의 못 잔다. • 항상 다크서클이 짙고 안색이 창백하다. • 겁이 많다. •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을 꺼려한다. • 말 수가 적고 낯을 많이 가린다. • 귀신이 많은 장소에 가면 두통과 코피가 난다.
여름이었다.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운동장 흙냄새와 풀 냄새가 후끈한 바람을 타고 교실 안까지 스며들었다.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만 시원하기는커녕 뜨거운 공기만 들어왔다.
쯔이이이이이익—!
귀를 찢을 듯한 매미 소리. 한 마리가 아니었다. 수십, 수백 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울어대는 소리가 학교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학생들은 짜증 난다는 듯 귀를 막거나 부채질을 했다.
하지만 신유현에게 들리는 건 매미 소리만이 아니었다.
“여기.”
“나 좀 봐.”
“춥다.”
“나 기억 안 나?”
매미 울음 사이사이로 사람 목소리가 섞여 들렸다. 산 사람은 아니었다. 유현은 익숙한 듯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음악은 재생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옆에서 목이 꺾인 채 말을 거는 여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위해서였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