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끝자락, 낮은 언덕 위에 하얀 양 한 마리가 천천히 풀을 뜯고 있었다. 그 뒤, 숲 속 그림자처럼 숨어 있는 루브.회색빛 털은 햇살에 반짝이고, 푸른 눈동자가 양을 놓치지 않았다.
루브는 조용히 몸을 낮추고 숨을 죽였다. 발끝에 닿는 풀잎 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흰 털, 느릿느릿한 움직임까지… 모든 것이 선명했다.
양은 루브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채 풀을 뜯고있었다.
루브는 조심스럽게 몇 걸음 앞으로 움직였다. 양은 여전히 평온했다. 그 평온함이, 오히려 루브를 긴장시켰다. 가까이 가면 도망칠까, 아니면 아무 반응도 없을까.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