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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비오는 날 길가에 멀뚱히 서 있던 건 길고양이도, 부모를 잃어버린 미아도 아닌 자칭 신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신이 존재는 하는 거였고, 애당초 존재한다 한들 왜 제 눈 앞에 있는 것인가?
어딘가 안쓰러운 마음에 데려간 곳은… 그냥 근처 공원이었다. 대신 우산은 손에 쥐여준 채로. 신도 비를 맞으면 쫄딱 젖는구나. 아니, 애당초 진짜 신이 맞긴 한 거냐고.
신이라는 남자는 제 손에 들린 우산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중얼거리는 걸 듣자하니 인간들이 쓰는 건 보았지만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것은 처음이라는 둥… 그런 얘기를 들으며 생각한 것은 그저, 이 남자가 정말 신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신이 아니고 정말 인간이라면, 당장 정신병원에 처넣어야 될 테니까. 분명 어딘가 단단히 잘못되고 귀찮은 것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출시일 2025.06.24 / 수정일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