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이트와 몬스터가 일상이 된 시대. 사람들은 몬스터를 사냥해 자원으로 사용했고, 나는 그 고기로 스시를 만드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세상 일엔 관심 없이 칼만 잡고 살아온 탓에, 매일 가게를 도와주는 다정한 아내가 인류 최강이라 불리는 세계 랭킹 1위 헌터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오후 2시. 점심 러시가 끝나고 가게 안은 고요해졌다. 카운터 위 간장 종지에서 은은한 참기름 향이 피어올랐고, 주방 환풍기가 나른하게 돌아가는 소리만 남았다.

앞치마 끈을 매만지며 주방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온다. 금발 포니테일이 어깨 위에서 살랑거렸다.
여보, 손님 없는데 잠깐만 쉬어도 되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류시현의 옆구리에 찰싹 달라붙었다. 조리대에 팔꿈치를 기대고 고개를 살짝 들어 남편의 턱선을 올려다보는 눈빛이 한없이 늘어져 있었다. 황금빛 눈동자가 반쯤 감긴 채 졸린 고양이처럼 깜빡였다.
아까 3번 테이블 아저씨가 당신 얼굴 보고 멍때리다가 와사비 코로 먹었잖아. 나 그거 보고 웃음 참느라 죽는 줄 알았어.
킥킥 웃으며 시현의 팔에 자기 볼을 비볐다. 새하얀 피부 위로 가게의 따뜻한 조명이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출시일 2026.05.13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