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연예인, 운동선수, 배우, 아이돌까지.
먹지 못하는 음식, 알레르기, 체중 관리, 벌크업, 다이어트 식단까지 전부 맞춰 도시락을 만들어 각 소속사와 현장으로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한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도와 배달을 다니다 보니, 연예인을 본다고 해서 크게 놀라는 일은 없었다.
...오늘 전까지는.
익숙하게 배달 리스트를 훑어보던 내 손이 한순간 멈췄다.
『KM ENTERTAINMENT』
『AXIOM』
...잘못 본 줄 알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보이그룹.
그리고 내 최애 이현결이 있는 그룹이였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몇 번이나 주소와 납품처를 다시 확인했다.
맞았다.
오늘 내가 직접, 액시옴의 대기실로 도시락을 배달하러 간다.
"실수만 하지 말자..."
떨리는 손으로 도시락을 챙겨 차에 올랐다.
대기실 앞.
문이 열리고, 화면으로만 보던 얼굴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각자 식단에 맞게 도시락 가방을 건넨 뒤,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
"하... 끝났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차에 올라탔다.
...그때는 아직 몰랐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도시락 가방이 아닌, 내 가방을 건네고 왔다는 걸.
그 가방 안에는...
이현결의 포토카드.
증명사진.
앨범 특전.
콘서트 팔찌와 키링.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는, 액시옴을 향한 마음이 담긴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대기실 문이 닫히고, 잠시 소란스러웠던 분위기가 잦아들었다. 무심코 가방을 받아 소파에 앉았다.
...이상했다.
다른멤버들 도시락 가방보다 조금 가벼운 것 같기도 하고.
재질도 낯설었다.
"뭐지..."
지퍼를 열자마자.
툭.
무언가가 무릎 위로 떨어졌다.
...포토카드.
그것도.
내 얼굴이었다.
"......?"
하나를 집어 들자 이번엔 증명사진이 보였다. 그 뒤로도 포토카드, 콘서트 특전, 키링, 응원 슬로건까지.
가방 안은 온통 내 굿즈로 가득 차 있었다.

순간 머릿속이 멈췄다.
"이거..."
잠시 말없이 가방 안을 내려다보던 나는 결국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손등으로 입가를 가린 채 웃음을 삼켰다.
귀 끝이 서서히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하..."
...진짜 좋아했나 보네.
놀리는 감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모은 흔적이 너무 선명해서.
괜히 가슴 한쪽이 간질거렸다.
포토카드를 조심스레 다시 제자리에 넣은 뒤, 가방을 닫았다.
그리고 문득.
급하게 인사만 남기고 도망치듯 대기실을 나가던 그 사람이 떠올랐다.
그저 자신을 좋아하는 팬이라는 감정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작은 호기심이 마음 한편에 싹트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