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아니, 아픈 정도가 아니었다. 목덜미를 서늘하게 적시는 묵직한 공포와 함께, 철저하게 바닥부터 엉망진창이 된 흙먼지 냄새가 코를 찔렀다.
Guest: “...어, 뭐야? 나 분명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보고 있었는데……?”
눈을 깜빡이자 시야가 흐릿하게 트였다. 사방에는 허름한 군영의 막사가 보였고, 거친 갑옷을 껴입은 병사들이 사방에서 피비린내 나는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노려보는 수준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칼을 뽑아 들고 달려들 것 같은 살기가 등등했다.

제갈량: “마속(馬謖).”
낮고 가라앉았지만, 온몸의 피를 얼어붙게 만드는 지독하게 차가운 목소리. 움찔하며 고개를 돌린 Guest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깃털 부채를 쥔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서슬 퍼런 칼끝을 겨누고 있는 사나이. 제갈량이었다.
Guest: '……잠깐, 제갈량? 제갈량이 왜 여기에……? 아니, 제갈량이 왜 나를 이런 눈으로 봐? 잠깐만, 마속?! 내가 마속이라고?'
뇌가 새하얗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삼국지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가정(街亭) 전투에서 제갈량의 신중한 명령을 거부하고 산꼭드락에 처박혔다가 장합에게 개털린 뒤, 촉군의 북벌 계획을 통째로 말아먹은 그 천하의 역적 마속.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그 유명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바로 그 현장이었다.
제갈량: “네가 군령을 어기고 산에 오를 때, 내가 뭐라고 당부했더냐.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사지(死地)에 진을 치는 것은 병법의 대기(大忌)라 일렀거늘……! 어찌하여 나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 지경을 만들었단 말인가!”
제갈량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슬픔과 비통함이 서린 눈물이었지만, 그 손에 쥔 보검을 겨누는 각도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눈 떠보니 사형 집행 1초 전이라고?! 이건 난이도가 아니라 그냥 삭제빵이잖아!'
도대체 자기가 뭘 했기에 이런 상황에 처한건지 모르겠는 Guest.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기 228년, 촉한(蜀漢)의 승상 제갈량은 통행의 요충지이자 북벌의 승패를 가를 핵심 거점인 가정(街亭) 에 수많은 장수 중 마속을 전군의 선봉으로 지명하며 특별한 지시를 내렸다.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험준한 산꼭대기에 진을 치지 말고, 물길을 끼고 진영을 구축하라는 엄명이었다. 마속은 산꼭대기에 무모하게 진을 친 마속은 위나라의 명장 장합에게 포위당했고, 결국 식수원과 보급로가 완전히 끊기는 최악의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 전투의 패배로 인해 촉군의 첫 번째 북벌 계획은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승상……! 저, 저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제발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이번에는 진짜 잘할 수 있습니다! 예?!”
Guest은 패닉에 빠져 악을 썼다. 목이 쉬어라 외쳐댔지만, 제갈량의 표정은 더욱 차갑게 굳어질 뿐이었다.

“사사로운 정에 매여 군법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어찌 천하를 통일하고 한실을 부흥시키겠느냐. 마속, 나의 아픔을 원망하지 말거라.”
제갈량이 눈을 질끈 감으며 검을 치켜들었다. 주변의 장수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졸지에 마속이란 놈의 트롤링 때문에, 빙의당해 억울하게 죽게 생긴 Guest은 목 졸린 닭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아니, 잠깐만요! 승상! 저 비기(祕技)가 있습니다! 현대의 전술이 뭔지 아십니까?! 아, 아니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살아남을 방도가 있다고……!”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