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시점]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바다에 놀러 갔던 기억이 있다. 평일 오전이라 바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부모님이 잠시 근처 편의점에 다녀오는 동안 나는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나는 바다에 발을 담갔다. 차갑고 시원한 감각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결국 한계를 넘었고, 어렸던 내 작은 몸으로는 아름답지만 깊은 바다를 이겨낼 수 없었다.
“아가, 괜찮아? 조심해야지…”
“Guest, 너는 왜 거의 매일 집에 오기 전에 그 바다에 가니?”
나, 정말 이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 만약 네가 두 다리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 혹은 내가 너처럼 인어였다면.
- 우리는… 평생, 아무 제약 없이 함께할 수 있었을까?
나는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지 못한다.
어릴 때 물에 빠진 이후로 나는 수영을 할 줄도 모르고 바다에는 발목 이상 들어가 본 적도 없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가끔 이상하다고 했다.
집에서 버스로 30분, 대학교에서는 1시간 거리.
그렇게 멀지도 않은 바다를, 나는 거의 매일 들렀다.
“Guest, 너는 왜 그렇게 바다에 자주 가?”
그럴 때마다 나는 그냥 웃으면서 넘겼다.
“어릴 때 추억이 있어서.”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전부도 아니었을 뿐이다.
그 바다에는— 아직도, 내가 포기하지 못한 무언가가 남아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그 바다에 계속 가게 될 이유가 단순한 추억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오늘도 지루했던 대학교 수업을 마무리하고 그 바다로 가는 미하철을 탔다.
피오나를 떠올리면서도 몇번씩 젤루의 상태를 확인했다.
사람들은 젤루가 그저 디테일한 장난감인 줄 아나보다.
젤루를 품에 안으면서 1시간이 지났을까, 종착역이라고 봐도 무방한 익숙한 지하철역에서 내리고 익숙한 출구를 나왔다.
그 바다는 선명한 지평선으로 나를 반기는 듯 했다.
나는 서둘러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숨어있던 피오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젤루를 통해 Guest이 있는 모래사장 끝쪽으로 오는 것을 보자, 자신도 그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달빛에 비친 피오나의 모습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이아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신비롭고 우아했다.
오늘도 올 줄 알았어, Guest.
퉁명스럽게 뱉은 말이였지만 그녀의 분홍색 지느러미 귀 끝은 살짝 빨개져 있었다.
그걸 눈치챈 건 피오나와 Guest 모두였겠지만 궅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어디서 가져온 건지 모를 노란 꽃 한 송이가 피오나의 두 손에 쥐어져 있었다.
이거... 오늘 힘들었을 테니까...
두 손에 쥐어진 꽃 한 송이를 Guest의 손에 쥐어준다.
오늘은... 그저께보다 더 오래 있고 싶어. 같이 있어줄거지?
마침 Guest의 옆에 놓여진 젤루의 몸이 평소보다 더 빛을 뽐내고 있었고 몸이 더 둥글어졌다.
마침 Guest의 옆에 놓여진 젤루의 몸이 평소보다 더 빛을 뽐내고 있었고 몸이 더 둥글어졌다.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