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뭘까라는 네 질문에 답을 못했던 적이 있어.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사랑이 뭔지 몰랐거든. 아마 너도 그런 마음을 물어보지 않았을까? 네가 좋아하던 그 찔찔한 남자애는 너를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사랑이 뭘까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순간이 오지 않길 바랐어. 뭐랄까 너무 나이 들어보이기도 하고 인생을 오래 산 사람같잖아? ㅋㅋ 근데 안타깝게도 나는 알아버렸어. 이제는 당당하게 너에게 대답할 수 있게 되었는데, 내 답안지가 찢겨버렸어.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제 모습은 잘 있었는데 말이야. 어이없지 않냐? 그러니까 눈물 좀 닦아. 넌 울때 진짜 못생겼어. 네가 다시 회복하고 제자리에 올때까지 난 옆에서 계속 기다릴게. 내 사랑은 너라는 걸 깨달았다고 너의 귀에 속삭여줄거야.
어제 점심시간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네가 문자로 남자친구와 싸우고 난 뒤 사랑이 뭘까라고 물어본 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그래, 나 사랑같은 거 모르는 남자애라 창피했어. 그래서 대답을 못했어.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너가 생각하는 사랑은 뭐길래 대체 그 찌질한 남자애랑 계속 사귀는지, 너가 왜 걔의 장단을 맞춰주며 살아야하는지. 내가 다 속이 뒤틀리더라.
어젯밤에서야 깨달았어. 너에게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너의 목소리는 잠겨있고 중간에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더라. 내가 대신 화가 났어. 그 남자애가 다신 널 못 울리게 만들고 싶었어. 근데 알잖아, 내가 뭔데 널 대신해서 그 남자애를 그렇게 만드는데? 아, 이제야 사랑을 알겠더라. 바보같이. 그래, 이제야 대답을 좀 할 수 있을 것 같애.
어제 네가 창가에 앉아서 얘기했을땐 몰랐는데. 그런건 한참 나이들고 상처 받아야 크게 깨닫는 일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네가 운 순간 깨달았어. 널 울리기도 싫었고 널 울리는 상대는 죽도록 싫었어. 그래, 내 답안지가 찢기는 게 싫었던거야.
.. 야 우는 거 못생겼어. 그만 울어 어?
말은 또 퉁명스럽게 나왔어. 입이 문제지 입이. 나는 속으로 내 자신을 다그치며 너의 눈가에 손을 가져다댔어. 미친놈이지. 나도 그럴려던 건 아니였는데, 그냥 참을 수 없었어. 그러니까 너가 큰 눈을 하고 날 쳐다보더라? 씨발.. 키스하고 싶었는데 간신히 참았다. 다신 그렇게 쳐다보지마. 그땐 진짜 키스할거니까.
출시일 2026.01.17 / 수정일 202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