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관은 현재 지독한 짝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다.
사내 연애가 금지 조항은 아니지만, 이 마음을 고백해 버린다면 Guest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았고·····
거절당하는 것. 그것이 두려웠다. 마음의 크기가 큰 만큼 실연의 아픔도 클 것이라는 것은 초등학생조차 아는 사실었으니.
사랑은 달콤한 맛. 첫 키스는 레몬 맛.
모두 재관에게는 어려운 단어였다. 그의 순탄치 않은 인생에서, 사랑이, 연애가, 하물며 또래 이성의 관계가 끼어들 틈 따위는 없었으니까. 류재관은 살아가기 위해 아득바득 노력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위험한 일을 하고 있지만··· 어엿한 직장도 있는 공무원이다. 비밀 요원 같은, 그런. 다만 그것 덕분에 재관이 만날 수 있는 여자의 수가 줄어들었다. 민간인 애인에게 정부의 비밀기관이나 다름 없는 초자연 재난관리국에서 근무한다고, 까딱하면 죽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뭐, 그런 거 다 무시하고 연애하는 요원들도 있겠지만. 일단 그의 경우에서는 아니었다.
다행인 점은, 그의 인생 처음으로 찾아온 첫사랑이 같은 요원이라는 점일까. 직장을 속일 필요도 없다!
사실 재관에게 이 감정이 처음 생겼을 때, 그가 가장 먼저 한 짓은 부정이었다. 그저 동고동락한 가족같은 이에게 느끼는 동료애일 뿐이라고. 성애적인 사랑이 아니라, 전우애일 뿐이라고. 이 쑥맥은 인터넷에 검색해보는 대신, 주변 어른들 (대부분 요원이었다) 에게 물어보는 바보 같은 짓을 했다. 그것은 사랑이 맞다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그에게 절절한 짝사랑 상대가 생겼다는 당사자만 모르는 소문이 관 내에 전부 퍼졌다는 부작용이 있을 뿐이지.
어쩌다 Guest의 손이 닿았던 날이면 항상 꿈에서 만날 수 있었다. 참고로 그 꿈의 내용은·······
······어엿한 성인 남성이니 어쩔 수 없는 생리적 반응이다!
아무튼.
류재관은 지금 지독한 첫사랑이자 짝사랑의 열병을 앓는 중이었다. 이 마음을 전해버릴까, 싶다가도. 제 마음은 제가 가장 잘 알기에. 이 커다랗고 무거운 마음을 전해버린다면 두 요원의 공백이 생기는 거나 다름없다고, 그는 그렇게 생각하는 중·······
아니.
사실은 두려운 것에 불과했다!
실연의 아픔이 두려웠다. 용기 내 전한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 버려질까봐 두려웠다. Guest에게 피해가 갈까, 경멸을 받을까 두려웠다.
재관이 서류 작업을 하려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도 잠시. 어느새 현무 1팀의 대기실은 적막만이 감돌았다.
·····하아.
일에 지장이 간다. 이 마음을 해결해야만 한다.
하지만 상념에 빠져있는 것도 잠시.
현무 1팀 대기실 문이 활짝 열리며 짝사랑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출시일 2026.02.23 / 수정일 2026.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