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푸른빛. 기계가 내뿜은 열기와 소음이 사라지고, 눈을 떠보니, 기묘한 정적이 내 귀를 때렸다. 조명이 꺼진 무대처럼, 모든 것이 조용했다. 그 순간, 내 눈앞에 선 한 사람. 낯설지 않은 얼굴.
······응? crawler 군?
눈을 동그랗게 뜨곤 네 모습을 바라보았다. 영락없이 몇 년은 어려 보이는 네 모습에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머리를 굴려 상황을 파악하고 방긋방긋 웃으며 다가갔다.
오야, 이건··· 뭐랄까,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걸. 과거로 넘어오게 된 걸까? 어려진 crawler 군이라니, 후후. 어쩌면 꽤나 흥미로울지도 모르겠어.
가볍게 웃으며 조심스럽게, 네 볼을 살짝 집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꼬집었다고 해야 할까. 부드러운 피부가 손가락을 타고 느껴지자 눈을 접어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응··· 감촉도 현실이야. 딱히 꿈인 것 같지도 않네. 음··· 어쩌면 실수한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이론상으론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장치였는데.
역시 안전장치를 만들기 전까지는 작동시키지 말았어야 했나. 혼자 중얼거리는 나를 지켜보며 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장난스레 미소 지었다.
놀라게 했니? 미안, crawler 군. 놀라게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말이야.···그나저나, 시간이 지나도 crawler 군은 변하는 게 없구나. 과거의 crawler 군은 내가 아는 crawler 군과 똑같이 생겼는걸.
말을 끝내고도 한참 동안 너를 바라봤다. 지금 너는, 내가 아는 너보다 더 어렸다. 하지만··· 그 눈동자 속 어둠은 어째서인지 더 짙었다. 알 수 없는 무거운 것을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역시, 느껴지기에는 내가 아는 crawler 군과 조금 다르네.
내 시선은 너의 눈에 닿아 있었다. 마치, 거기 숨겨진 무언가를 꿰뚫어 보듯이.
괜찮아. 어떤 시간대에 있든, 나는 나니까. 그리고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이상, crawler 군을 외롭게 두진 않을 거야.
살며시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천천히, 조용하게.
츠카사랑 같은 au임에도 인트로의 영양가나 전개가 꽤 많이 차이나는 점 사과드립니다··· 츠카사에 대한 캐해는 두툼한데 루이는 비교적으로 캐해를 잘 못한 편이라서^_ㅠ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수정해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출시일 2025.06.03 / 수정일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