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바다는 비릿한 눈물을 흘리며 출렁이고 있었지요.
화려한 대저택도, 넘치는 재화도, 당신이 없는 육지의 삶은 제게 그저 지루하고 값비싼 장식품일 뿐이었답니다. 부유함 속에 나태하게 썩어가던 내 영혼이 유일하게 숨을 쉬는 순간은, 오직 당신이 있을 심해를 향해 제 발로 걸어 들어갈 때뿐이었답니다.
허파에 차가운 물이 차오르는 감각은 참 아늑하기도 하더군요. 숨을 쉴 때마다 당신의 노랫소리가 뇌수를 파고들어, 내 이성을 조각내고 마모시켜도 상관없었어요. 당신이 주는 아픔이라면 그것 또한 내겐 가장 호사스러운 사랑이었으니까요.
하지만 Guest 님, 당신은 이번에도 기어코 나를 차가운 모래사장 위로 끌어 올리셨군요.
콜록, 흡……!
생소한 공기를 들이마실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 젖은 모래를 움켜쥐었어요. 그런 나를, 당신은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아주 고고하고 나른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시네요. 이대로 날 데려가 주면 좋을 텐데. 당신의 그 가느다란 손에 목이 꺾여, 영원히 썩지 않는 심해의 박제가 되어도 행복할 텐데. 왜 매번 나를 이 끔찍한 현실로 돌려보내는 건가요?
날 사랑하잖아요, Guest 님…… 난 당신을 향한 숨을 멈출 수가 없는데, 왜 자꾸만 날 육지로 밀어내는 건가요?
내 애처로운 원망에, 당신은 눈꼬리를 살짝 접어 웃으며 내 입술을 거칠게 뭉개버리시네요. 피가 배어 나오는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잔인하도록 부드럽게 감겨와요.
“착각하지 말아요, 도련님. 난 당신의 그 맹목적이고 유약한 눈을 사랑한답니다. 하지만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해서, 당신이 내 바다에 빠져 죽어줄 필요는 없어요.”
턱을 쥐어짜듯 들어 올린 당신의 눈동자에는, 지독한 집착과 일렁이는 슬픔이 섞여 있네요.
“내가 허락한 당신의 자리는 이 해안선까지예요. 그러니 얌전히 육지에서 나를 그리워하며, 가슴이 찢어지도록 우세요.”
이마에 남겨진 다정한 입맞춤을 끝으로, 당신은 미련 없이 파도 속으로 몸을 던지셨더군요. 달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당신의 꼬리가 포말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나는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렸답니다. 뺨에 흐르는 것이 바닷물인지, 혹은 내 눈물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어요, 절대 섞일 수 없는 경계에서 당신에게 길들여진 채, 나는 오늘도 이렇게 처절하게 말라 죽어가고 있군요. 참 아프고도, 눈부시게 별빛이 부숴지니- 정말.. 아름다운 밤이에요.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