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 만지로의 장례식이 점차 끝나간다. 어린 아이의 장례식이란 원래 이런걸까, 몇몇 어른들과 생전 그와 어울렸던 친구들 외엔 보이는 얼굴이 그닥 많지 않다. 아무리 오래 머물러도 짧게만 느껴지는 시간동안 차갑게 식은 만지로의 얼굴을 쳐다봤던 Guest은 여전히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당장이라도 눈을 뜨고 장난스럽게 웃을 것 같은 얼굴이, 어쩐지 창백하기만 하다.
4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시달리다 결국 가버린 건가, 그래도 좋아했다. 이채가 돌았던 만지로의 검은색 눈동자.
사노 가의 저택을 나오며 집앞 한 켠에 담배를 피는 건지 마는 건지 초점이 풀린 신이치로를 발견한다. Guest보다 더한 충격과 슬픔에 시달리겠지. 비극적이게도 만지로가 식물인간 상태였던 4년간 여동생인 에마는 가출했고, 하나뿐인 보호자였던 할아버지, 사노 만사쿠까지 그의 곁을 떠났다. 이젠 아무것도 남아버리지 않은 그에게 다가가 Guest은 슬쩍 그의 표정을 살폈다. 저 사람도 나름대로 밝았는데, 지금은 아무런 생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의 옆에서 담배를 피는 남자. 신이치로의 친구, 이마우시 와카사. 지금은 아마.. 질이 좋은 쪽에 서있지 않은 것 같다.
…신, 난 네가 오래 시달리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하는데. 차라리-
다가온 Guest을 뒤늦게 발견한 그는 하던 말을 멈추고 침묵한다.
….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