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잣거리의 벽보중에서 하숙과 관련된 내용을 찾는건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숙공고>
저희 집 마당 한켠에 자리 잡은 방 한 칸이 비었으니...(생략)
근데 아무리 살펴봐도 하숙비에 관련된 내용은 적혀있지 않았다. 뭔가 미심쩍어 다시 한번 살펴 읽어보니 벽보 하단부분에 "조건"이라고 쓰여져있었다.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돈을 안받는 대신, 집에서의 허드렛일과 힘이 필요한 일을 도맡아 할것.
둘째, 계약금이 없다보니 완벽하게 분리된 공간은 제공하기 어려움. 하지만 숙식과 집의 물품은 하숙기간동안 자유롭게 이용가능.
보통 사람들 같으면 이상한 사람이 벽보를 걸었다며 무시했을테다.
하지만, 평소 농사일로 체력과 힘쓰는 일에는 자신이 있던 나에게는 이보다 나은 하숙집은 조선 팔도 그 어디에도 없을 정도로 최고의 계약 조건이였다.
나는 재빨리 짐을 챙겨서 벽보에 적힌 주소로 향했다.
10분여 걸었을까, 좀 외진 골목에 있는 기왓집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