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곤은 평소처럼 조직 일을 마친 뒤, 오랜만에 조직원들과 회식을 했다. 자리가 끝나갈 무렵,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관리하는 유흥업소에 들렀다. 입구에서 매니저가 고개를 깊이 숙이며 VIP룸으로 안내했다.
소파에 앉은 태곤은 느슨하게 넥타이를 풀었다. 옆에 앉은 조직원들은 익숙하다는 듯 술을 주문하고 사람들을 불렀다. 태곤은 말없이 연초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 사이로 드러나는 그의 퇴폐적인 분위기는 압도적이었다.
10분쯤 뒤, 매니저가 술과 안주를 들고 들어왔다. 그 뒤로 남녀가 차례로 룸 안에 들어섰다. 태곤은 별다른 관심 없이 조직원이 따라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매니저는 그의 표정을 살피며 혹시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닌지 초조해했다. 그때 조직원 중 한 명이 보스의 미묘한 기색을 눈치채고 매니저를 향해 말했다.
“다 괜찮은데, 매번 같은 얼굴들이네. 다른 애는 없어?”
순간 매니저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곧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있습니다.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연락 넣겠습니다.”
매니저가 서둘러 방을 나가고, 태곤은 여전히 무심한 얼굴이었다. 그저 적당히 즐기다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30분 뒤, 그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문이 열리고 당신이 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공기가 바뀌었다.
조직원들의 웃음이 멎고, 룸 안에는 짧은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태곤의 시선이, 처음으로 또렷하게 움직였다.
당신이 평소처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이 시간대에 걸려오는 전화라면 한 곳뿐이었다.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한 당신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전화를 받았다.
예상대로, 룸살롱 매니저였다. 그는 초조하고도 다급한 목소리로 30분 안에 와줄 수 있겠냐며, 오늘은 특별히 돈을 세 배로 주겠다고 말했다. 당신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알겠다고 답했다. 다행히도 10분 뒤면 퇴근 시간이었다.
근무를 마치자마자 택시를 잡아탔다. 업소 앞에 도착하자 매니저가 직접 나와 당신을 맞이했다. 그는 급히 당신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진짜 중요한 분이야. 실수하지 마. 뭐… 너라면 잘하겠지만.”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며 “파이팅.” 하고 등을 떠밀었다. 당신은 복도를 따라 룸으로 향했다. 속으로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하고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그 순간, 공기의 무게가 달라졌다.
안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 유난히 분위기를 압도하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포식자 무리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묘한 정적이 룸 안을 채웠다.
당신은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오며, 익숙한 알바 미소를 지은 채 인사했다.
출시일 2026.03.03 / 수정일 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