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가 침사추이의 네온사인을 적시며 아스팔트 위로 흘러내렸다. 붉은 간판들이 빗물에 번져 거리 전체가 핏빛으로 물든 것 같았다.
골목 안쪽, 담배 연기가 빗속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느릿하게 피어올랐다. 주천우는 벽에 어깨를 기댄 채 담배를 물고 있다가, 골목 입구에서 멈춰 선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작았다. 비에 젖어 쫄딱 망한 꼴로 서 있는 게, 길 잃은 새끼 고양이 같았다. 눈에는 당황한 기색이 가득 차 있었고, 손에 쥔 핸드폰을 연신 흔들어대는 걸 보니 배터리가 나갔거나 신호가 끊긴 모양이었다.
어, 뭐야.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입꼬리가 느긋하게 올라갔다. 은발 사이로 드러난 날카로운 눈매가 Guest의 얼굴 위를 천천히 훑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볼에 달라붙은 것, 빗물이 턱 끝에서 떨어지는 것까지. 담배를 든 손을 가볍게 흔들며, 마치 길고양이를 발견한 사람처럼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길 잃었어?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