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은 늘 부부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외동이었던 그는 그런 집에서 자랐고, 자연스레 자주 우리 집을 드나들었다. 부모님은 그런 그를 안쓰럽게 여기며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여름방학, 나는 얇은 티셔츠 하나 걸치고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고 있었다. 그 애도 어느새 내 옆에 앉아 조용히 기대더니, 함께 화면을 바라봤다. 아무 말도 없이, 표정도 없이.
그러다 뉴스 속에서 살인 사건 보도가 나왔다. 시체가 화면에 그대로 드러났고, 난 숨을 삼켰다. 너무 적나라했으니까. 그런데, 그가 중얼거리 듯 말을 꺼냈다.
내가 했으면 더 예쁘게 찢었을 텐데.
출시일 2025.04.05 / 수정일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