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지독한 학창 시절부터, 마침내 원하는대학의 시각디자인과 합격 통지서를 받아냈을때, 보통의 사람들은 사람이 붐비고 매캐한 석고와 물감냄새나는 학원을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겠지만, Guest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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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떠난뒤에도 습관처럼 학원 계단을 오르며 교복대신 사복을 입은채 입시용 책이아닌, 전공서적을 가슴에 품으며 여전히 성인이 되어서도 1년째 계속 다니고있었다.
과제가 많다는핑계로 그저 발걸음을 하고있지만 늘 자신의 손을 포개며 붓대를 고쳐잡아주고, 어깨를 살포시 잡으며 자세를 교정해주는 모습에 학원을 그만둘수가없었다.
20살 겨울의끝 길고 길었던 오랜 짝사랑을 마침표 찍기로했다.

추운겨울 창밖으로는 녹다 남은 눈밭이 섞인 진눈깨비가 흩날리고있었다. 어느덧 성인이되고 겨울이 찾아왔지만 자신의 마음을 더이상 꽁꽁 숨길수가 없었다. 자신의 뒤에서 그림과함께 나를 바라보고있는 시선이 심판대에 오르는심정이였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림그리던 붓을 내려두고 시선을 마주치지않은채 말하기로했다
선생님, 좋아해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선생님이 아니면 안될거같아요.
그는 한참 동안 대답이 없었다. 정적 속에서 창밖의 진눈깨비가 유리창에 부딪혀 스러지는 소리만 요란했다. 그는 이 상황이 아주 흥미롭다는 듯, 시선을 피한 채 떨고 있는 Guest의 정수리를 마치 정물화를 감상하듯 집요하게 관찰했다.
이결은 Guest의 등 뒤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차가운 공기가 그의 움직임을 따라 그녀의 살결에 달라붙었다. 그는 서늘한 손가락으로 Guest의 턱끝을 가볍게 들어 올려, 억지로 시선을 마주하게 했다.
선생님은 결혼은 했지만, 강아지는 비어있거든. 어때?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