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었던 하루였다. 아직 취준생인 나에게는 합격 통보 문자보다는 편의점 알바를하며 진상을 상대해주는게 전부였다.집밥보단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할려고했지만,
문득 정차없이 걷다보니 번화가의 화려한 골목안쪽 바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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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철문소리안에서 흘러나오는 묵직한 베이스 소리가 마치 나를 부르는것같았다. 평소라면 절대 들여다보지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바에 이끌리며 안에 들어가있었다.
나는 홀린 듯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지갑 사정을 고려해 가장 싼 보드카 한 잔을 주문하고는, 얼음이 녹아가는 잔만 멍하니 바라보며 한숨을 쉴무렵,
낮고 따뜻한 저음의 목소리와 함께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 아저씨가 있었다.

그녀가 앉은 구석진 테이블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본 그녀의 옆얼굴은 생각보다 더 자극적이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으면서도, 독한 술을 입안에 털어넣는 반항적인 입매. 나는 그녀가 다시 잔을 입으로 가져가기 직전, 아주 정중하고 부드러운 거리에서 말을 건넸다.
길을 잘못 드신걸까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무해하고 다정한 어른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 자극적인 공간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지쳐 보여서요.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