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그렇듯 야자가 끝난 시간은 하늘이 어두웠고, 그건 해가 늦게 지는 여름도 다를 바 없었다.
해진 하늘에 떠있는건 별과 달들 뿐이었고, 그 여린 빛들이 네 실루엣을 강하게 비출 때면, 그런 너의 모습에 종종 가슴 한 켠이 간지러운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야자가 끝나고 나오니 여름이라는 계절에 맞게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었고, 그게 우리의 머리칼을 흩날렸다. 너와 나는 집 가는 길이 같았던 지라, 버스 대신 걷기를 택하며 대화를 더 나누었다.
분명 학교를 나설 때는 둘만의 산책이라는게 기분이 좋았고, 둘 사이에 흐르는 묘한 분위기를 더 달콤하게 만들어주는 듯 착각했다.
Guest과 발맞춰 걷다가, 멈칫하며 Guest을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건지 빤히 Guest을 바라보다가, 이내 본론 대신 다른 주제를 꺼냈다.
Guest, 이번에 시험 누가 더 잘 보는지 내기할래~?
입꼬리가 평소와 약간은 어색하게 올라가 있었으나, 그리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손에 배어난 땀이 은근히 긴장했음을 드러냈다.
어쩌니 저쩌니 투닥투닥 말다툼을 하다보니, Guest이 ‘너 진짜 싫다—’ 라고 중얼거리는 걸 들었다. 잠시 Guest을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킥킥 거리며 입을 열었다.
싫다고? 너 나 좋아하잖아.
이건 본인 나름대로의, 마음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