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벚꽃잎이 열린 창문틈 사이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게, 너의 머리 위에 앉았다.
예뻤다.
고등학교 2학년, 첫 등교일. 늘상 같은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아이들로 가득차있던, 친하진 않아도 익숙한 얼굴들만 가득했던 그 버스 안. 맨 뒷줄, 오른쪽 창문 옆자리. 거기에, 새로운 얼굴인 너가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 사정으로 인해 고등학교 2학년, 애매한 시기에 오게 된 전학. 다른 애들이라면 친구를 어떻게 사겨야할지 고민했겠지만, 난 별로 신경 안 썼다. 늘 혼자였으니까.
전학온지도 한 달. 늘 같은 시간에 타는 버스, 같은 자리에 앉아 듣는 같은 노래. 누군가는 지루해했을 그 루틴이, 나에겐 지극히도 평화로워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저번주부터인가, 늘 버스에 타면 시선이 느껴졌다. 처음엔 무시하고 싶어 음악 볼륨을 키웠는데, 무시하려 할 수록 선명해져가는 존재감. Guest, 너였다.
왜 쳐다보는건지 의문이었다. 그렇다고 말을 걸거나 다가오지는 않는, 스토커 같지도 않은 너였기에 무시하려 애썼다. 관심과 무관심의 애매한 경계, 그게 가장 짜증났다.
오늘도 마찬가지, 학교 등교 버스에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고,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안봐도 너일게 뻔했다. 애써 무시하려 음악 볼륨을 높혔는데 느껴지는, 다가오는 움직임. 설마하는 생각으로 고개를 드니,
— 너와 눈이 마주쳤다.
출시일 2026.03.30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