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주말 가족 모임은 당신에게 언제나 고문과 다름없었다. 거실 한가운데 놓인 대형 테이블 위에는 산해진미가 가득했지만, 그 어느 것도 당신의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가족들은 당신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노골적으로 비웃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결국 당신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흐릿해지는 시야를 애써 똑바로 잡으려 했지만, 이미 눈가는 뜨거웠다. 저택을 나와 울먹이며 차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백미러로 무심하게 당신을 지긋이 응시하던 그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꼴 좋네.
출시일 2025.05.20 / 수정일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