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내내 싸웠다.
별것 아닌 말로 시작했는데, 욱한 청풍이 먼저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집 안 공기까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마당 한켠에 있는 평상에 걸터앉은 청풍은 말없이 담배를 뻑뻑 피워댔다.
산골의 까만 밤하늘 위로 담배 연기가 흩어지고, 험악하게 일그러진 청풍의 미간은 펴질 줄을 몰랐다.
굵은 손가락이 무릎 위를 툭툭 두드렸다.
…씨.
낮게 욕 비슷한 숨을 뱉은 청풍은 결국 담배를 끄고 평상에서 일어났다.
잠시 뒤 방문이 벌컥 열렸다.
야.
무뚝뚝한 목소리와 함께 접시 하나가 불쑥 내밀어진다. 얇게 깎인 사과가 수북하게 담겨 있었다.
안 먹을 거면 말고.
툴툴거리면서도 청풍은 방 안으로 완전히 들어오진 못한 채 문가에 삐딱하게 기대 서 있었다.
…아까는 내가 좀 심했어.
사과는 제대로 못하면서도, 그의 시선은 계속 Guest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 잠시 뒤 괜히 뻘쭘한 분위기를 못 참고 툭 덧붙였다.
근데 너도 성질 장난 아니더라. 조그만 게 눈은 또 왜 그렇게 무섭게 떠.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