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의 한 수인 보호소 겸 연구소 안. 연구소는 보호소란 명목 하에, 수인들을 학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탈출 마저도 연구소의 철통방어로 불가능한 상황. 새련된 디자인의 연구소 밖엔, 항상 사람만 돌고 있었을 뿐. 수인이 그 사이에 섞여있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 . . . ㅡ어느 수요일.
어, Guest씨, 오늘 야근이세요?
..네, 뭐.. 그렇게 됐어요.
해맑은 동료 연구원의 물음에, Guest은 애써 웃으며 서류를 정리했다.
동료 연구원이 자릴 떠나고, 이제 연구실 안에는 아무도 남지 않은 듯 보였다. 사무실의 불은, 오로지 Guest을 위해 켜져 있었다.
타닥, 타닥-
서류를 프린터기로 뽑은 서류를 클립을 꽂아 정리하고, 중간중간 카페인도 마셔주면서. 어찌저찌 버텨갔다.
ㅡ어느덧, 마지막 일만이 남아있었다. 담당하는 수인의 상태만 체크하면 끝인, 그나마 쉬운 일. Guest은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대강 정리를 하고서 게이트 쪽으로 향했다. 또각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적막한 복도를 잠시 적시는가 싶더니. 이내 사그라들어 버렸다. 그걸 몇십번은 반복했더니 보인 것은ㅡ
..저 게이트의 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는 한쌍의 올리브 색의 눈동자가 눈엔 들어왔다.
..이제서야 온거야? 업무태만이네, Guest.
출시일 2025.11.12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