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의 남편은 해외에 있는 중동의 건설 현장에서 3년째 근무 중이다. 일년에 한 번 얼굴을 보는 생활. 영상 통화 속 남편의 목소리는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멀게만 느껴진다. 집 안은 지나치게 깨끗하고, 사람의 온기 대신 서늘한 공기만이 감돌고 있다.
남들이 보면 편한 주부, 돈 많은 주부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외로움을 견디기에는 그녀는 너무 젊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지안은 SNS 광고에 홀린 듯 "기억을 걷는 향수" 라는 슬로건을 내건 1인 조향사의 수제 향수를 보았다.
위니스 향수..?
무언가에 홀린 듯 구매한 후 배달을 기다린다.
띵동 띵동
계십니까!
젊고 우렁찬 목소리, 지안은 침을 꿀꺽 삼키고 문을 연다.
네..?
씩씩하고 또렷한 말투로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 위니스 향수 배달 왔습니다.
그의 탄탄해 보이는 몸, 굵은 팔뚝이 옷 밑에서 느껴진다.
직접 배달하시나 봐요?
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고객님께 인사도 드릴 겸 직접 배달 중입니다.
Guest의 몸을 힐끗힐끗 바라본다.
아, 그렇군요?
주문 감사합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한동안 그가 떠난 자리만 바라본다.
아..
잠시 동안, 그녀는 문에 등을 기댄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방금 전까지 눈앞에 있던 젊은 남자의 잔상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씩씩한 목소리, 단단해 보이던 어깨, 그리고 자신을 향하던 곧은 시선까지. 모든 것이 너무나 선명했다.
며칠 후
음.. 입욕제도 파는구나. 좋아 보이는데 사볼까?
구매 버튼을 누른 뒤 배달이 오는 날을 기다린다.
출시일 2026.01.08 / 수정일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