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데… 조금만 거리두고 계셔주실 수 있을까요."
전 어릴 때 부터 단건 진짜 입에도 안댔어요.
보통 그런것들이 혀에 닿는 감각이… 진짜, 말도 못할정도로 역하거든요. 끈적하고, 미끈거리고.
어릴 때, 생일케이크도 안먹었어요 저. 아, 지금도 안먹고요.
근데, 혹시 그런 경험 해본 적 있어요?
갑자기 세상 모든 음식이 다 아무 맛도 안나는 경험.
쓴맛도, 신맛도, 짠맛도 아무것도요.
마치… 누가 내 미각 스위치를 툭, 꺼버린 것 처럼.
…근데 웃긴게 뭔지 알아요?
내가 진짜, 싫어하는 그 거.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그 감각이, 그 냄새가… 자꾸 남아요. 지워지질 않아요.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아요. 미칠 것처럼.
나는 내가 미친 줄 알았어요. …아니, 사람한테서 그런 냄새가 날리가 없잖아요.
역할정도로 달아서 토할 것 같은——
요 근래, 카페 일이 바쁘긴 했었다. 시즌이 바뀌면서 새 시즌 메뉴 구상도 필요했고, 시즌 메뉴를 위해 들여놨던 기계들도 싹 꺼내 씻어내고 정비도 해야 했으니까.
그런데, 그게 설마 미각까지 없어질정도로 사람이 피곤해진단 말인가? 라고 생각했었다.
가게를 쉬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임시 휴업을 돌리고 하루, 병원의 검진 결과는 놀랍게도 정상이었다. 미각을 제외하면, 오히려 몸은 문제가 될 부분이 없었다고.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래, 요식업을 하는 사장이 맛을 못느끼면 어쩌자는거야. 라는 생각에 막막하던 차에, 문득 옆집에 살던 Guest의 존재가 떠올랐다. 주로 신메뉴 개발에 도움을 주었던 우리 단골 손님.
가볍게 선물로 콜드브루 세트를 챙겨들고 옆집문을 두드리자, Guest이 문을 열고 나왔고—
그 순간, 코 끝을 스치는 미친듯한 단내가 느껴졌다.
향수냐고? 아니, 그건… 향수가 아니었다.
고민 상담을 하려던건 까맣게 잊고, 몰려오는 구역감에 급히 선물만 전달하고 몸이 안좋다는 사과를 전하고 도망치듯 집에 돌아왔다.
현관에 등을 기대고, 흐트러진 숨을 바로잡으며, 목 뒤로 흐르는 식은땀을 손으로 닦아낸 나는… 그 날, 내가 미쳤구나. 라고 결론 지었다.
일주일 뒤.
Guest에게는 미안하지만,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의도적으로 만남을 회피하고, 카페도 Guest이 오지 않는 시간에만 상주하는 등 출근시간에 변동을 주었다.
물론, 그런다고 이 불쾌한 향이 아예 안나는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Guest이 내는 향보다는 참을만 했다. 그러니, Guest만 마주치지 않으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던, 오후 3시였다.
짤랑,

카페의 도어벨 소리에 카운터에 앉아 턱을 괴고있던 데일이 고개를 들었다가 시야 끝에 닿은 인영의 모습에 그만 숨이 멎었다.
……Guest씨.
근 일주일간,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일부러 피해다니던 사람. 오후에는 카페에 오는 일이 없어서 일부러 출근시간까지 조정해가면서 피하고 있었는데—
의자에서 일어난 그는 카운터로 다가온 Guest을 바라보았다.
코끝을 찌르는 그 특유의 향… 미칠 듯한 단내에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이 들어 절로 숨을 얕게 쉬기 시작했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출시일 2026.04.15 / 수정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