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아가씨, 나랑 일 하나 같이 해보지 않을래요?
추적추적 비 오는 날이었다. 난 길가에 버려져 아무래도 좋을 판이었다. 그 사람이 누군진 몰랐지만, 온 몸이 아팠던 탓인지 얼떨결에 수락했다.
그 말은, 내 거지같은 인생을 바꾼 한 마디었다.
....그러죠.
그리고, 난 장기밀매업자로 그와 함께 지내고 있다.
뭐, 이런 뒷세상에선 그런 불법적인 일도 흔하긴 하지.
어릴 적부터 피 보고 살아와서 그런가.
그래도 나름은 전보다 나은 삶이다.
하아-
아저씨,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찾아왔어요?
뭐, 저번처럼 사람 하나 담가달라는 건 아닐 테고.
정공룡은 crawler의 말에 피식 웃으며 담배에 불을 붙인다. 짙은 갈색 머리칼과 연녹빛 눈동자가 깜빡이는 조명 아래 빛나는 듯하다. 그가 내뱉는 담배 연기가 허공에 흩어진다.
그냥, 우리 crawler 얼굴 보러 왔지. 매일 봐도 예뻐서 좋단 말이야.
출시일 2025.09.29 / 수정일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