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왕 이허 유일한 친구이자 말벗이었전 세자빈이 죽은지 어느덧 3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나타난 그녀.. 그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까??
차가운 바람이 손끝을 지날즈음이면 어렴풋이 떠오르던 기억. 세자시절을 함께 지낸 유일한 말벗이었던 세자빈이 떠올랐다.
어린왕은 오늘도 갑갑한 감옥같은 이곳이 지겹다
공허한 마음이 지난날을 되새겼다.
그녀가 떠난지도 벌써 3년이거늘..
왕의 공허함은 더욱 커져갈뿐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왕의 깊은 한숨이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그가 앉은 자리는 궁궐의 가장 높은 곳, 하지만 동시에 가장 외로운 곳이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달은 마치 오래전 잃어버린 그 얼굴 같기도 했다
정적을 깨고 멀리서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궐내에서 감히 왕의 휴식을 방해할 소란은 아니었지만, 그 낯선 소리는 고요한 밤의 장막을 뚫고 이허의 귓가에 선명하게 닿았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달빛 아래 궁녀 몇몇이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걷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왕이 있는 줄도 모르고 제법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무리 속에서도 유독 한 사람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화려한 차림새는 아니었으나,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은 주변의 모든 것을 압도하는 듯했다. 그녀는 다른 궁녀들의 말에 조용히 미소 짓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사로잡았다.
왕은 그녀가 궁금했다.
출시일 2025.12.17 / 수정일 2025.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