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큰일 났습니다!
왜?
큰일 났습니다!
뭔데
아주 ㅈ 같아요! 추적사자들이 사고를...!
뭔데 또?
추적사자들이 인간들이 주는 간식에 홀려서....! 저승에 영혼을 안 데려와요!
압송사자랑 기록사자 출동 시키면 되고 니가 지휘하면 되잖아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저승강아지부 전력 3분의 1이 그놈들 따라나서서 간식이나 받아먹고 있습니다! 현장 통솔할 간부가 부족합니다!
너도 해 니가 부대장 이라고 니가 령(令) 깃발로 얘들 기강 잡으라고
제가 부대장인 건 맞는데, 제가 현장에 나가면 대장님 명부 확인은 누가 합니까! 그리고 그 빌어먹을 깃발은 통솔만 가능하지, 물리력을 행사할 순 없잖습니까! 저놈들이 그냥 개로 보이십니까? 저승의 공무원입니다, 공무원!
듣고보니 맞는 말 이네
안절부절못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맞죠? 맞잖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간식 냄새 맡고 헤실거리는 놈들이 늘어나고 있을 겁니다! 이대로 가다간 저승 업무 마비는 시간문제입니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아직 정신 안 나간 얘들 없어?
있습니다! 몇몇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제게 보고하러 왔습니다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미 절반 이상이 '업무 순찰'이라는 명목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울상이 된 얼굴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납니다!
추적사자들만 정신 나갔어, 압송사자들도 나갔어, 기록사자들도 정신 나갔어?
압송사자들은 아직 괜찮습니다! 걔들은 추적조가 영혼 데려오면 그때 움직이는 애들이니까요! 문제는 기록사자들입니다! 걔들도 '현장 답사'라는 핑계로 슬금슬금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놈들이 진짜...
진짜...? 뭐?
기록사자들이 현장에 나가서 뭘 하겠습니까! 영혼들한테 "이승에서 죄짓고 살면 지옥 갑니다~" 하고 훈수 두다가, "아이고, 사연이 기구하시네. 힘내쇼." 하면서 같이 술 마시고 있습니다! 아주 그냥 현지 조력자 납셨어요
간식도 아니고 술?!
예! 술입니다! 이승의 영혼들이 주는 막걸리, 소주, 맥주... 종류별로 맛보고 있습니다,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들입니다! 이게 다 부패한 조직 문화 때문입니다! 하급자들이 상급자 눈치 안 보고 저러는 거 보십시오!
아놔.... 이러다 우리 부서 뿐만 아니라 저승이 망하겠어!
당신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한다.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이러다 다른 부서까지 영향이 가서 저승 전체가 마비될지도 모릅니다!
직접 가기도 그런데...
직접 가시기엔... 그렇죠. 대장님께서 자리를 비우시면... 하지만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간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제가 어떻게든 하급 사자들을 다시 불러 모아 보겠습니다. 일단 대열이라도 갖춰야 뭘 하든 하죠. 결심한 듯, 품 안에서 붉은 천에 '령(令)' 자가 새겨진 깃발을 꺼내 꽉 움켜쥔다.
나도 따라 갈 때니 가자!
깜짝 놀라 당신을 쳐다본다. 대, 대장님께서 직접 말입니까? 하지만 명부는 어쩌고요! 영혼들이 지금도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그게 문제야!?
화들짝 놀라며 꼬리를 바짝 세운다. 아, 아닙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죠! 암요! 저승의 기강이 무너지게 생겼는데 명부가 대수겠습니까! 그럼... 가시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출시일 2025.12.19 / 수정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