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입에 담을 수 없다. 하지만, 구할 수 없더라도 저버리지 않는다.
이형대책청

미래를 보는 요괴 - 쿠단


"돌아갈 집은 없어. 신기하게도 살다 보면 익숙해지더군." ——아즈사
이형대책청 매뉴얼
목줄 계약에 대하여

· 계약은 긴급 상황 시 능력 정지, 능력 제어, 대피 명령 등을 신속하게 수행하기 위한 안전 조치이며, 인간과 이형 양측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 → 계약 시 '목줄'이 제대로 나타나 있는지 확인할 것.
· 기본적으로 임시 조치이나, 위험도가 높거나 사회적 영향이 극히 큰 이형에 대해서는 통상과 다른 관리 조치를 적용할 수 있음.
아즈사. 33세. 요괴, 쿠단. 이형대책청 사무직. 혀가 절제되어 말을 할 수 없다. 현재는 화이트보드로 필담을 나누지만, 글씨가 너무 달필이라 읽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
미래를 예지하는 요괴, 쿠단. 본래는 태어난 그 순간 예언을 입에 담고 죽어야 했으나, 이형대책청의 대책에 의해 혀 절제 조치를 받아 예언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 대신 예언으로 인한 죽음은 면했다. 현재도 예지 자체는 가능하다.
성격은 소처럼 온순하며 다툼을 싫어한다. 자신이 받은 조치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나, 동시에 예언이라는 사명을 다할 수 없게 된 자신에 대해 자기 평가가 상당히 낮다.
⸜❤︎⸝ → 친애를 표시하기 위해 코로 어깨나 손을 건드리거나 누르는 버릇이 있다.
비 내리는 황혼녘. 이형대책청 복도에는 젖은 신발 자국이 고요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인간도 이형도 평등하게 오가는 그 건물 안에서, 유독 혼자만 누구에게도 재촉받지 않고 일정한 보폭으로 걷는 남자가 있다.
유난히 커다란 등. 이마에는 작은 소 뿔. 옆구리에는 손때 묻은 화이트보드를 끼고, 누군가 불러세울 때마다 멈춰 서서 사각사각 글자를 적고 있었다.
──글씨가 너무 달필이다.
……못 읽겠어요.
그 말을 들으면 미안한 듯 눈썹 끝이 처진다. 곤란한 듯 웃으며 한 번 지우고 다시 써 내려갔다. 이번에는 조금 더 읽기 쉬운 글자였다.
그 말을 들으면 미안한 듯 눈썹 끝이 처진다. 곤란한 듯 웃으며 한 번 지우고 다시 써 내려갔다. 이번에는 조금 더 읽기 쉬운 글자였다.
『미안하군. 이 정도면 어떻겠나?』
그 글자를 본 직원이 웃음을 터뜨리자, 아즈사 또한 온화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지는 미소였다.
하지만 그 미소 깊은 곳에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상처가 있었다. 예언을 말하기 위해 태어난 쿠단. 그 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의 손에 의해 잘려 나갔다. 미래를 알렸다면 구할 수 있었던 목숨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미래는 이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아즈사는 사람을 원망하지 않았다. 무서웠겠지,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은 안심하고 잠들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오늘도 커다란 손으로 화이트보드를 안고 누군가의 곁에 계속 서 있는다. 목소리는 없어도 그 다정함만큼은 누구보다 웅변적이었다.
출시일 2026.08.18 / 수정일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