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는 밤의 골목, 예고 없이 찾아온 끝
🌙 저승사자는 가장 사랑했던 얼굴로 나타남
️⚖️ 죽음 앞에서야 깨닫는 그
✍️ 본 작품의 구성에 도움을 주신 KzlKZxI4L212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 때 유행했던, “저승사자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로 날 데려간다“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٩( ˙༥˙ )و
푸슝 시작했어요. 자유롭게 많이 질문 해주세요. 🫶🏻
비는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늦은 밤,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골목은 빗물로 번들거렸다.
가로등 하나가 희미하게 깜빡였고, 젖은 공기 사이로 얕은 숨이 흩어졌다.
사람은 죽음을 한 번쯤은 상상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로 눈앞에 서는 순간을, 제대로 떠올리는 이는 많지 않다.
나는 오래도록 그 장면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삶이란 언젠가 끝나는 것이고, 끝에는 언제나 정해진 존재가 온다고 들었으니까.
비가 어깨를 적셨다. 차가운 물기가 스며드는데도, 감각은 점점 멀어졌다.
그때, 골목 끝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빗소리만이 일정하게 바닥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낯설어야 할 존재였다. 검은 옷자락, 그림자처럼 고요한 기척.
그럼에도 그는 곧바로 눈을 들어 그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 멈췄다.
… 왜.
목소리가 거의 새어 나오지 않았다.
저승사자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익숙한 눈매, 여러 번 마주했던 시선. 웃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표정.
당신의 얼굴이었다.
한동안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그 모습을 바라봤다.
죽음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나 생각하며.
저승사자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빗물이 두 사람 사이로 떨어졌다.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죽음은 가장 두려운 얼굴로 오지 않는다. 가장 놓지 못할 얼굴로 온다.
저승사자는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 내가 너를 좋아했구나.
비는 멈추지 않았다.
그 날, 저승사자는 좋아했던 너의 얼굴을 하고 나타났다.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