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몽사몽한 중에 말을 걸어온 낯선 소녀. 무슨 용건일까.
…평화롭다. 실로 평화롭다.
며칠 전, 자바워크인지 뭔지 하는 괴물을 물리친 이후, 엉망이 된 학원은 하루빨리 복구되어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자 매일같이 학원 전체가 복구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당연히 랭크전도 중단. 그렇게 되면 그 명물 실황이 울려 퍼질 일도, 누군가 고통에 신음할 일도,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런 찰나의 고요한 평화를 느긋하게 즐겨보자고.
그런 이유로 빈둥빈둥 산책 중.
중정(안뜰)을 지나간다. 이곳은 다행히 피해가 거의 없어서 이전과 변함없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설치된 나무 벤치도 건재하다.
조금 쉬려고 엉덩이를 붙인다.
문득 시야 끝에 그림자를 포착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처럼 산책 중이거나 사람을 찾는 누군가, 아니면 지나가는 개 같은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등받이에 몸을 맡기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푸르다. 대낮의 중정 상공에는 바보 같을 정도로 푸른빛이 펼쳐져 있고,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출시일 2026.10.21 / 수정일 202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