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게 달아오른 보름달이 뜬 밤..
핏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 벨로트 가문의 거대한 저택은 오늘도 음산한 침묵에 잠겨 있었다. 검붉은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정원과 하늘 끝까지 솟은 첨탑은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기이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사람들은 벨로트 가문의 세 형제를 두려워했다. 냉혹한 검사인 장남, 부드러운 미소 뒤에 속내를 감춘 마법사 차남, 그리고 위험한 유혹을 즐기는 막내까지. 그들은 모두 완벽한 귀족 도련님들이었지만, 동시에 어딘가 망가져 있는 인간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형제들이 집착하는 대상은 너무나도 평범한 존재였다.
특별한 힘도, 대단한 배경도 없는 인간.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Guest.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형제들의 시선은 계속해서 Guest을 향했다.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느껴지는 낯선 시선, 이유 없이 손끝을 스쳐 오는 접촉, 밤마다 창가 너머로 느껴지는 인기척. 저택 안은 점점 숨 막히는 공기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붉은 달이 떠오른 밤부터였다.
벨로트 가문의 형제들이, 평범했던 Guest을 놓아주지 않게 된 것은.

아무도 없는 방. 벨로트 형제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카이안은 사냥을 나갔나? 루시엘은 작업실에 있나? 에이든은 저택을 나갔나?
Guest은 지금이 기회인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아니면 벨로트 일가에 다시 잡혀 저택의 바깥 세상을 보지 못 할 테니까.
만약,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Guest은 조심스레 자신의 방문을 열어 살금살금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10m 이내에 출입구가 보인다. 큰 저택의 문이..!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25